최근에 주류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이마트인 것 같습니다. 와인앤모어, 가자주류 등 주류샵이 많이 있지만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위스키나 와인의 종류가 전문 주류샵 못지않게 잘되어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점점 판매하는 종류도 다양하고 오히려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2만 원대 가성비 좋으면서 즐겨마시기 좋은 위스키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The Famous Grouse)
첫번째 위스키는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 위스키입니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The Famous Grouse)는 1896년 스코틀랜드 퍼스셔(Perthshire)의 작은 상점에서 탄생했습니다. 이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매튜 글로그(Matthew Gloag)라는 와인상인이었으며, 그는 당대 최고의 위스키를 직접 블렌딩해 세계인과 나누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위스키는 빠르게 인기를 얻었고, 브랜드의 상징인 새 ‘뇌조(Grouse)’와 함께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125년이 지난 지금도,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블렌디드 위스키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의 핵심 싱글 몰트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중 하나인 글렌터렛(Glenturret)에서 생산됩니다. 1763년에 설립된 이 증류소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 크리프(Crieff)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청정한 터렛강의 물을 활용해 정통 방식으로 위스키를 생산해 왔습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글렌터렛 싱글 몰트는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를 구성하는 블렌드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위스키로, 제품의 부드러움과 균형 잡힌 풍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전통적인 솥 모양의 증류기와 오랜 숙성 방식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섬세하게 블렌딩 한 제품으로,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시켜 풍미를 끌어올립니다. 여기에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 맥캘란(The Macallan) 등의 프리미엄 싱글 몰트가 블렌딩에 포함되어, 품질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또한, 위스키는 일반적인 온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여과되어 더 부드럽고 따뜻한 맛을 선사하며,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부드러운 피니시를 자랑합니다.
가격 | 이마트 기준 25,800원 |
용량 | 1L |
도수 | 40% |
종류 |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
향 | 설탕에 절인 과일, 버터 쇼트브레드, 감귤류 껍질의 상큼함이 어우러진 복합적이면서도 부드러운 향. |
맛 | 부드럽고 따뜻한 바디감에 밝은 과일 풍미가 겹겹이 퍼지며, 시나몬과 오크의 미묘한 스파이스가 균형을 잡아줍니다. |
여운 | 매끄럽고 조화로운 마무리. 입 안에 부드러운 단맛과 은은한 향신료가 오래도록 남습니다. |
부쉬밀 더 오리지널(Bushmills The Original)
두번째 위스키는 부쉬밀 오리지널 위스키입니다. 부쉬밀 위스키에 대해 소개하기에 앞서 부쉬밀 증류소는 전통이 오래된 증류소로 증류소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부쉬밀 증류소 소개
부쉬밀 증류소는 1608년부터 위스키를 만들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식 면허 증류소입니다. 부쉬밀은 실제로 아일랜드 북부 해안에 위치한 하나의 ‘마을’ 이름입니다. 이곳은 부쉬강(River Bush)에서 흐르는 깨끗한 물, 현무암 지질, 습윤한 기후 등 위스키 생산에 최적화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오랜 세월 동안 고품질 위스키의 산지로 사랑받아왔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마을과 증류소의 깊은 관계입니다. “마을이 없으면 위스키도 없고, 위스키가 없으면 마을도 없다.” 라는 말처럼, 부쉬밀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위스키를 만들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정부는 보리에 세금을 부과하면서 많은 증류소들이 값싼 곡물로 눈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부쉬밀은 그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직 100% 몰트 된 보리만을 사용해 위스키를 증류하며, 진정한 ‘싱글 몰트(Single Malt)’ 위스키의 명맥을 고집스럽게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이 전통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리 포트 스틸(Copper Pot Still)에서 세 번 증류하여 정제도를 높이고, 부드럽고 깊이 있는 풍미를 완성합니다.
1885년 대형 화재로 증류소가 전소되는 위기가 있었지만, 마을 주민들이 다시 힘을 모아 짧은 시간 안에 복구에 성공했습니다. 그 덕분에 부쉬밀은 곧바로 미국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고, 1889년 파리 박람회에서는 위스키 부문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1920년대 미국 금주법 시기에도 꿋꿋이 버텼고, 금주법 폐지 후에는 아일랜드 항구에서 출항한 사상 최대 규모의 위스키 수송선을 통해 시카고로 향하며 다시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현재의 부쉬밀 증류소는 ‘오래돼서 좋은 게 아니라, 잘 만들었기 때문에 오래된 것’이라는 슬로건처럼, 본질에 충실한 위스키 생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증류소 투어를 통해 구리 포트 스틸을 비롯한 생산 공정을 직접 둘러보고, 시음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 외에도 프라이빗 테이스팅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위스키 애호가라면 한 번쯤 꼭 방문해보고 싶은 명소입니다.
부쉬밀 더 오리지널
4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식 증류소, 부쉬밀(Bushmills Distillery)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싱글 몰트와 그레인 위스키를 섬세하게 블렌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부드러운 풍미를 자랑합니다.
부쉬밀 오리지널은 금주법 이전부터 이어져 온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된 원액을 사용해 깊이 있는 맛과 향을 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트리플 디스틸(3번 증류) 방식으로 부드럽고 깔끔한 목 넘김을 자랑해, 아이리시 위스키 특유의 청량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위스키는 단독으로 마셔도 훌륭하지만, 하이볼처럼 가볍고 산뜻한 칵테일로 즐기기에도 좋은 위스키입니다.
가격 | 이마트 기준 23,800원 |
용량 | 700ml |
도수 | 40% |
종류 | 아이리시 위스키 |
향 | 처음 코를 가까이 대면 부드러운 바닐라와 은은한 허브, 그리고 잘 익은 과일 향이 어우러지며 기분 좋은 향긋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향이 인상적입니다. |
맛 | 입 안에서는 먼저 꿀과 바닐라의 부드러운 단맛이 퍼지고, 이어서 살짝 짭짤한 느낌과 버터의 크리미함, 그리고 은은하게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함이 균형을 맞춰줍니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균형감 있는 맛이 특징입니다. |
여운 | 마지막에는 부드러운 스파이스 향신료와 몰트의 고소한 여운이 깔끔하게 남습니다. 과하지 않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남기며, 다음 잔을 자연스럽게 부르게 됩니다. |
마무리
오늘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위스키 중 가성비 좋으면서 입문용으로 마시기에 너무나 좋은 2만원대 위스키 두 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여기서 또 중요한 점은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1L에 25,800원으로 보통 700ML 판매하는 위스키보다 300ML나 많이 들어 있음에도 2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로 입문자 분들이 데일리로 마시기에 부담 없기 때문에 꼭 드셔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부쉬밀 위스키 역시 위스키 입문자에게는 부드럽기 때문에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위스키고 가격의 부담이 적으니 꼭 한번 드셔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