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3년 국내 정식 출시된 싱글몰트 위스키 올트모어(Aultmore)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오랜시간 “마스터 블렌더들의 비밀 재료”로 불리며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키몰트로 많이 사용되어 온 위스키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올트모어 증류소의 역사와 증류 기법, 그리고 제품들의 테이스팅 노트와 가격대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올트모어 증류소의 역사
올트모어 증류소는 1897년에 설립된 증류소입니다. 증류소 이름인 올트모어는 큰 개울을 뜻하는 게일어입니다.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키스(Keith) 마을에서 시작된 증류소입니다. 올트모어는 “버키 로드(Buckie Road)의 한 모금” 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 유명한 위스키라고 합니다.
올트모어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업계에서 큰 족적을 남긴 알렉산더 에드워드입니다. 알렉산더는 1865년 ㅌ채어나 증류소를 운영하던 아버지 데이빗의 영향 아래 성장했고 1890년 피터 맥키(Peter Mackie)와 함께 크라이겔라키(Craigellachie) 증류소를 설립했습니다.
1890년대에는 필록세라라는 병해충으로 인해 유럽의 와인 산업이 타격을 입어 위스키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였고 알렉산더는 이 기회를 활용해 키스 마을 근처 포기 모스(Foggie Moss)라는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에 부지를 선정하고 증류소를 설립했습니다. 이때 증류소를 설계한 사람이 파고다 지붕의 설계로 유명한 찰스 도이그였고 이때 설립한 증류소가 올트모어 증류소입니다.
올트모어에서 생산된 위스키는 뛰어난 품질로 평가받아 여러 블렌디드 위스키 핵심 몰트로 사용되어 많은 돈을 벌었지만 1898년 패티슨스의 불황으로 증류소도 문을 닫게 됩니다. 이후 듀어스(Dewar’s) 형제가 올트모어 증류소를 인수해 그들의 블렌디드 위스키에서 중요한 키 몰트로 활용하게 됩니다.
이후 올트모어 증류소는 DCL(Distilers Company Ltd)에 합류하였고 DCL이 디아지오로 재편된 이후 마지막으로 바카디(Barcardi)에 인수되면서 현재까지 바카디의 소유 아래 있습니다. 그리고 2004년 12년 숙성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체 브랜드 위스키를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스코틀랜드 몰트 위스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트모어 증류소 증류 기법의 특징
올트모어 증류소의 증류 기법은 청정하고 순수한 자연 환경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안개가 자주 끼는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공수한 재료들을 포가이(Foggie)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 지역의 독특한 토양과 기후의 영향을 받습니다. 덕분에 올트모어는 마치 대자연의 신비로운 특성을 그대로 담아내는 듯한 풍미를 지니게 됩니다.
올트모어는 증류 과정에서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 네추럴 컬러 방식을 고수하며, 차가운 여과 공정을 생략해 위스키 본연의 풍미와 질감을 온전히 보존합니다. 이를 통해 위스키는 자연스러운 색감을 유지하면서도 깊고 지난 맛을 제공합니다.
올트모어 제품군
1)올트모어 12년 (Aultmore 12 Year Old)
가격: 와인앤모어 기준 119,000원
도수 (ABV): 46%
색깔: 밝은 황금빛
[테이스팅 노트]
향: 올트모어 12년은 스페이사이드 특유의 상쾌한 향을 자랑합니다. 첫 향에서는 산뜻한 허브와 풋사과의 상쾌한 향이 느껴지며, 이후 부드럽게 퍼지는 바닐라와 구운 아몬드의 달콤한 향이 뒤따릅니다. 은은한 시트러스의 향이 섞여 신선함을 더하며, 그 뒤에는 약간의 파인애플과 열대 과일의 과즙 향이 숨어 있어 전체적으로 밝고 활기찬 아로마를 완성합니다.
맛: 입안에서는 벌꿀의 달콤함이 먼저 다가오며, 이어서 신선한 사과와 배 같은 과일의 산뜻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단맛과 과일 향 사이의 균형이 잘 맞아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며, 은근한 시트러스와 향신료가 뒤섞여 복합적인 풍미를 형성합니다. 특히 알싸한 생강과 살짝의 백후추가 더해져 전체적으로 부드럽고도 가벼운 인상을 남깁니다.
여운: 피니시에서는 상쾌한 시트러스와 약간의 허브 향이 은은하게 남아 청량감을 줍니다. 여운이 길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사라지면서 부드럽고 우아한 마무리를 선사합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가벼워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습니다.
2)올트모어 18년 (Aultmore 18 Year Old)
가격: 와인앤모어 기준 288,000원
도수 (ABV): 46%
색깔: 짙고 고급스러운 금빛 호박색
[테이스팅 노트]
향: 올트모어 18년은 풍부하고 성숙한 아로마를 자랑합니다. 첫 향에서는 잘 익은 건포도와 검은 체리의 달콤한 과일 향이 두드러지며, 이어서 시가 박스와 가죽 같은 묵직한 오크 향이 뒤따릅니다. 여기에 다크 초콜릿과 미묘한 커피 향이 은근히 감돌아 고급스럽고 무게감 있는 향을 연출하며, 은은하게 깔린 스모키한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맛: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은 깊고 진중합니다. 초콜릿과 캐러멜의 진한 단맛이 처음에 강하게 다가오며, 서서히 잘 익은 자두와 검붉은 과일의 풍미가 나타나 입안을 부드럽게 채웁니다. 약간의 스파이스와 오크의 존재감이 뒤따라 복합적인 질감을 만들어주며, 드라이한 시가 향과 진한 오크 맛이 더해져 숙성된 몰트 위스키 특유의 묵직하고 성숙한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운: 피니시는 길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남는 맛은 미묘한 스모크와 건조한 오크의 풍미로, 여기에 약간의 다크 초콜릿과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남아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진중하고 깊이 있는 여운 덕분에 성숙한 위스키의 품격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무리
올트모어는 이미 면세점 위스키로서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위스키인 것 같습니다. 엔트리급인 12년도 매우 괜찮다는 평이 많고 18년과 21년은 정말 만족한 후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엔트리급인 12년 위스키도 10만원대가 넘으며 18년의 경우 거의 30마넌에 육박하기 때문에 저렴한 위스키는 아니지만 위스키를 선택할 때 올트모어를 한 번쯤 시도해 보시기를 추천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